작년 1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지속한 물생활은 끊임없는 똥쟁이들의 병치례 경험으로 경력(?)이 채워지는 것 같다.
원인을 알 수 없이 보낸 금어들이 대여섯 마리는 되는데, 정말 건강해 보여서 "쟤는 10년은 살겠다." 싶은 애들도 갑자기 컨디션 난조로 바닥에 붙어있더니 일주일이면 가버리고... 환장하는 줄 알았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뭐 그래 봐야 햇병아리 수준이지만) 이제야 보면, 거의 대부분이 에로모나스, 즉 솔방울 병이었던 것 같다.
그랬는데, 우리 집에 또 솔방울 병이 찾아왔다.
키운 지 딱 1년 되어가는 단정 오란다에게 말이다. 과거 두 차례나 포스팅도 했었다.
2022.05.25 - [물생활] - 단정 오란다 에로모나스 치료 중
2022.05.30 - [물생활] - 단정 에로모나스/팝아이 치료 근황 그리고 진주린 백점병 발병ㅠ
그리고 약 3주가 지난 지금!
단정 오란다가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해서 치료항에서 빼내고 본항에 입수시켜줬다.
우선 에로모나스 병, 즉 솔방울 병의 정의를 살펴보면,
금어들의 신체 표면의 비늘이 일어나서 마치 '솔방울'처럼 보인다 해서 '솔방울병'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이 병은 'Aeromonas hydrophila'로 불리는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 세균은 하천 등에 서식하며 특히 담수어들의 양수장에서도 활발하게 항상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즉, 어항에 있을 수밖에 없는 에로모나스 균이 면역체계가 약해진 금어에게 잠복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병이 결국 에로모나스 병인 건데, 이 병에 감염되면 감염된 금어가 보이는 현상은 보통 무리에서 떨어지고(대게 활발히 움직이지 않고 바닥에만 가라앉아 있었다.) 갑자기 몸이 커지며(복수증), 비늘이 일어나고(솔방울병), 안구가 돌출되는(팝아이) 증상 등이 발생한다.
이 모든 증상이 발생했던 아이가 바로 단정 오란다였다.
무리에서 떨어져 바닥에만 가라앉아있었고, 먹이 반응도 없고, 몸도 비대해지며 비늘이 일어나고, 비늘 사이에 피맺힘은 물론 피떡이 져서 체외로 흘러나오기도 하고, 팝아이까지. 정말 상태가 심각했었다.
근데 잘 버텨서 다시 본항에 입수를 하다니. 감격의 눈물이 난다 진짜.
단정 오란다를 치료하며 느꼈던 점은
1. 항생제의 양이 중요하다.
- 항생제는 조금만 넣어도 바로 금어들이 반응을 한다. 따라서 반드시 정량 준수. 그런데 상태가 매우 심각하거나 혹은 많이 심각하지 않은 상태의 금어들에게는 정량도 많은 경우가 있어 보인다. 정량보다 양이 훨씬 미치지 못하더라도 금어의 상태를 봐 가면서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 예를 들면 나는 일제 엘바진으로 치료를 시도했는데, 물의 색이 '연한 노란색'이 될 정도로 아주 살짝, 약을 풀어 상태를 어느 정도 완화시킨 뒤 약을 점차 많이, 물을 '진한 노란색'으로 만들어 치료를 진행했었다. 내가 느낀 점은 연한 노란색의 상태에서 완화되는 정도가 더 가시적이었다는 거다. 굳이 정량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 물에 항생제를 풀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참고로 단정 오란다보다 훨씬 상태가 좋았던 상태의 초기 에로모나스 병에 걸렸던 진주린은 '진한 노란색'의 상태를 버티지 못하고 떠나보냈다. 다신 그런 실수 하지 않을 거다.
2. 소금욕을 병행해주면 좋다.
- 소금욕과 동시에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차도가 계속 보이다가 멈춘 것 같은 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항생제는 넣지 않고 소금욕만 해주면서 이틀 정도 상태를 지켜봤는데 오히려 상태가 훨씬 완화되면서 거의 다 나은 상태까지 가는 것을 경험했었다. 소금욕은 10L 리빙박스 기준으로 5g 정도. 약 0.5% 정도의 농도로 진행했었다.
3. 물은 매일 100% 환수를 해 준다.
- 귀찮은 작업이 될 수 있는데, 최대한 비슷한 온도를 유지해 주면서 1~2도씩만 올린 상태의 수돗물에 염소 제거제 약간, 박테리아제 약간을 투입 후 항생제와 소금을 넣어주는 환수를 매일 아침 진행했다. 물은 100% 환수를 해줬다. 상태가 좋아질수록 많은 양의 똥을 싸는데 매일 환수를 해주면 새로운 똥의 양도 확인해 볼 수 있고, 더불어 오란다의 상태가 좋아진 것에 항상 깨끗함을 유지해 주는 물 환경도 꽤나 주요해 보였다.
4. 콩돌은 필수다!
- 콩돌은 정말 필수. 처음 상태가 안 좋을 때에는 콩돌 쪽에 끌려가 배 뒤집고 누워있는 모습도 종종 보여서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이틀 정도 지나면 콩돌 쪽으로 끌려가서도 곧장 정신을 차리고 멀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첫 이틀 정도는 콩돌이 집에 있지 않아서 혼자 쌩 물에 시름시름 앓고 있었는데 솔직히 차도가 보이지 않았었다. 콩돌을 넣고 어느 정도 산소 포화도가 올라가니까 컨디션이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
5. 금어 컨디션은 활동성과 먹이 반응으로 판단한다
- 금어의 컨디션을 가장 잘 확인 가능한 건 먹이 반응인 것 같다. 나는 혹시 몰라 3주 정도 치료를 진행하긴 했지만, 사실 치료한 지 약 2주 정도 되었을 때부터 단정의 컨디션이 꽤 올라와 잘 움직이고, 내가 보일 때마다 밥 달라고 뻐끔거리기 시작했었다.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밥을 주든 말든 본체만체했던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컨디션이 좋아지기 전에도 밥은 줬었지만 3~5알 정도, 정말 조금씩만 줬었는데 저렇게 먹이 반응이 활발해지고 난 다음에는 평상시 주던 만큼 줘도 잘 먹고 잘 쌌다. '아, 나아지고 있구나!'를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던 부분.
이렇게 약 3주정도 금어의 에로모나스 병을 치료하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봤다.
분명 미래 언젠가의 내가 또 에로모나스 병으로 헤멜 수도 있으니,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자세히 정리해봤다.
이제 금어들이 제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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