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요즘 추세로 봤을 땐 늦게까지 가정보육했다고 말할 수 있긴 하겠지만 사실 내 목표는 36개월은 지나고 유치원을 바로 보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너무 일찍보냈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여느날 놀이터에서 아이가 연령대가 비슷해보이는(1~2살 위쯤) 언니 오빠들이랑 놀고 싶어서 쫓아다니는걸 언니가 "저리가, 괴물아!!" 라고외치는 걸 듣고서였다.(오빠는 잘 놀아줬는데...)
아이는 순간만 멈칫 하고, 자기랑 놀아주는줄 알고 웃으며 쫓아다녔지만
와, 부모 입장에서ㅋㅋㅋㅋㅋㅋ
'저 빌어먹을 것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잠시,
아이한테 친구들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나보다 싶게 되었다지...
그 이후로 유심히 아이를 지켜봤는데 코코멜론의 영향인지 마트든, 놀이공원이든 어디에서든 친구들만 보이면 관심을 보이는 아이를 보며 이제 사회에 풀어놔야할 때가 되긴 했구나 느꼈었다.
뭐 그것도 그렇고 둘째 임신도 했고, 이것저것 이유가 있어서 어린이집을 예상보다는 빠르게 보내게 되었다.
보내다 보니 느낀점.
우리나라에 진짜 맞벌이 부부가 많구나.
맞벌이 아닌 부부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언감생심이다.
아이사랑에 등록한지 두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서, 역시! 어린이집은 보낼 운명(?)이 아직 아닌가보다! 싶기도 하면서 이러다가 내년 출산할때 까지도 못보내면 어쩌지 걱정이 들었다.
결국 국공립은 포기하고 사립을 넣었더니 바로 연락이 왔다.
그것도 최근에 반이 증원되어서 들어갈 수 있었던 거라, 내가 상담받으러 갔던 그 당일에 모든 정원이 다 찼다는 기가찬 소식을 들었다.
이제 적응기간 3일차인데,
아이의 행동이 기가 차다.
우선 상담받던 날에 같은 반이 될(?) 친구들이 받고 있는 영어수업에 관심을 보이길래 한 번 들어가서 수업 들어보라고 했더니 냉큼 들어가선 40분을 풀로 꽉 듣고 나왔다.
첫 등원날.
엄마한테 단호하게 빠빠이를 하고 들어가버렸다.
와.. 엄마 상처...
담임선생님의 키즈노트 알림장에서도 아이는 웃고 활발하게 여기저기 쏘다니며 무려 첫날에 거사(?)를 치르기도 했다고, 무한 칭찬을 들었다....
둘째 등원날.
신나게 들어가다가 갑자기 헤어지기 싫다고 엄마를 붙잡고 울었다.
목놓고 울길래 살짝 기쁨, 동시에 미안함에 울컥 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원래 초기에는 그런다며 괜찮아 질거라고 하시며 아이와 함께 들어가셨다.(지금 생각해보면 이날 운 것은 엄마 기분좋으라고 했던 페이크 같기도 하다. 영악한 것ㅋㅋㅋ)
반면, 하원때에는 아주 싱글벙글 집에 가기 싫다고 오히려 엄마를 끌고 어린이집에 들어가려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허허..
역시 그날의 키즈노트에서도 아주 잘 놀고 있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셋째 날.
씩씩하게 들어가버렸다.
두 시간쯤 뒤에 데리러 갔었는데 아이는 즐겁게 친구들과 산책을 하다가, "엄마왔네~"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기뻐서 달려오고는 친구들에게 마치 "내 엄마야!"라며 자랑하듯이 나를 소개(?)시켜줬다.
오늘이 넷째 날.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첫 기관인데도 너무 적응을 잘해서 점심을 먹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면서도 불안하다...
아이는 오늘도 손을 흔들며 들어가버렸다. 표정은 좀 굳어있긴 했지만 울지 않는게 어디냐 싶다.
오늘도 잘 놀고 있을 것 같다.
밥도 잘 먹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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